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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 흙(土)밭에 씨 뿌릴 수 있게 입구(口)가 열리면 나가서 골고루 미치는 '두루 주(周)'


주(周)자는 형부인 입(口)과 보조형부인 ‘멀 경(冂)’ 및 ‘흙 토(土)’라는 의미들이 모여 ‘두루(周)’라는 뜻이 된 회의자이다.

그러니 주(周)자는 멀리(冂) 있는 흙(土)밭에 씨앗을 뿌릴 수 있게 입구(口)가 열리면 나가서 ‘두루(周)’미치는 ‘주위․둘레(周)’라는 뜻이다.

 

주(周)자는 본디 ‘田’ 꼴 안의 네 공간에 각각 하나씩 점(․)을 찍었다. 그 후 밑에 빗장을 건 대문의 꼴인 ‘멀 경(冂)’자인 ‘H'꼴이 넓적하게 붙기도 하였다. 그러다 예서(隸書) 단계에서 점들은 사라지고 ‘田’꼴은 마치 ‘用’의 꼴로 바뀌면서 입구를 나타내는 ‘口’ 꼴이 추가되었다. 그리고 지금의 해서(楷書)인 ‘주(周)’자는 ‘멀 경(冂)’자와 ‘흙 토(土)’ 및 ‘입 구(口)’로 된 글자가 되었다. 따라서 주(周)자는 꼴의 변화로부터 다음과 같은 의미를 연상해볼 수 있다.

첫째, 주(周)자의 본디 꼴인 ‘田’ 꼴 안의 네 공간에 각각 하나씩 찍은 점(․)은 개간되지 않은 밭(田) 나가서 끝이 뾰족한 나무로 땅에 구멍(․)을 내서 그 곳에 씨앗을 묻어 농작물을 재배하던 농작물 재배방법을 엿볼 수 있다. 이 방법은 아직도 미얀마의 일부 종족들이 산과 들에 불을 지르고 땅을 파서 흙을 뒤집지 않은 상태로 끝이 뾰족한 나무로 땅에 구멍(․)을 내서 그 곳에 옥수수 씨앗을 묻는 방법에 나타나 있다. 이 방법은 산이나 들에 불을 질러 잡목 등을 태운 후 땅을 파서 흙을 뒤집어 일구고 농사를 짓는 화전(火田)의 전 단계 수준이다. 다음은 주(周)자의 본디 꼴의 밑에 빗장을 건 대문을 그린 넓적한 ‘H'꼴을 살펴보자. ‘H'꼴은 양옆에 기둥을 세우고 가로로 빗장을 건 것인데, 빗장은 집단 거주지에 두른 담 밖으로 멀리 나갈 때 풀고 나가므로 밖으로 멀리 나간다는 의미를 나타내는 ‘멀 경(冂)’자이다. 그럼 주(周)자의 본디 꼴과 빗장이 결합된 꼴의 의미는 집단 거주지 대문의 빗장을 풀고 멀리 일 나가는 장면을 연상할 수 있다. 이런 장면에서 주(周)자는 ‘두루(미치다)․두르다․둘레’의 의미를 갖게 되었을 것이다.

 

둘째, 주(周)자는 예서(隸書) 단계에서 점들이 사라지고 ‘田’꼴은 마치 ‘用’의 꼴로 바뀌면서 입구를 나타내는 ‘口’ 꼴이 추가되었다. 여기서 용(用)자는 네 가지 그림을 연상시키는데 ①좁은 나무판자를 대서 만든 그릇 종류인 통(桶)의 꼴, ②한쪽이 뚫린 관악기의 꼴, ③거북이의 등껍질로 점치는 꼴, ④나무로 엮는 다리 꼴이다. 즉, 용(用)자는 그릇(통), 관악기, 거북 등껍질, 다리(길)의 꼴로 보이는데 이들 모두 생활에 두루 ‘쓰는(시행하는=이용하는)’ 것들이다. 여기서 입구(口)와 연계성이 있는 대상은 그릇과 관악기이다. 그릇은 빗장을 열 듯 뚜껑을 열고 주둥이를 통해 여러 가지 물건을 담는데 사용한다. 그리고 관악기는 빗장을 여닫듯이 손가락으로 공기의 흐름을 여닫으면서 각종 신호음이나 연주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경우 주(周)자는 그릇이나 관악기의 용도 측면에서 ‘두루․두르다’라는 뜻을 나타내도록 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마지막으로 지금의 해서(楷書)인 주(周)자는 본디 꼴에 나타났던 곡물재배 방법과 관련하여 빗장을 풀고 멀리(冂) 나가서 땅(土)에 곡물을 재배하기 위해 입구(口)를 통해 나간다는 의미가 통한다. 또한 주(周)자는 멀리(冂) 나가서 흙(土)에 구멍(口)을 파서 농사를 짓는 장면을 연상시킨다.

 

밭에 구멍을 파고 씨앗을 심는 방법은 논농사까지 이어지고 있다. 단지 먼 옛날처럼 씨앗을 땅에 바로 뿌리지 않고 어린 식물 때까지 자란 모종을 땅에 옮겨 심는 방법이 현재 농사 방법의 근간을 이룬다. 이 방법 역시 뾰족한 호미로 구멍을 파고 모종을 심는 방법이며, 온도나 습도를 유지할 양으로 모종을 심기 전에 두둑에 비닐을 씌우고 모종을 심을 자리에 구멍을 내는 방법 등으로 농작물을 심어서 가꾸는 재배(栽培) 기술의 진보가 이루어졌다. 이와 같은 흔적은 들에 나가 고추, 배추, 무 등의 채소밭을 둘러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이 정도면 먼 옛날 조상들이 한정된 땅에서 많은 수확을 하려고 뾰족한 도구로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되 빈틈없이 땅을 찬찬히 파고 씨앗을 심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런 행위의 가치는 지금도 인정을 받고 있으니 농부의 지극한 정성이 믿음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까. 설령 기계화로 벼를 옮겨 심는 이앙법(移秧法)이 지금처럼 이앙기(移秧機)를 쓴다지만 아직도 팔다리를 걷어붙이고 못줄의 간격에 맞춰 모를 심었던 농부들의 정서는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이런 배경들이 스며있는 주(周)자는 ‘두루(미치다)․두르다․둘레․찬찬하다․지극하다․미덥다’ 등의 뜻을 지닌다.

 

하지만 지금은 정신의 시대로 생각을 입으로 잘 표현하는 가치가 인정을 받고 있다. 그래서 주(周)자는 생각한 일이나 계획에 대해 입(口)을 잘 써서(用) 두루(周) 빈틈이 없도록 하는 화술의 시대를 반영한 글자로 변한 감이 있다. 특히 삼갈 일은 계획을 잘 세우고 빈틈이 없도록 찬찬히 추진해야 하는 주밀(周密)한 언행이 요구된다.

 

그런데 주(周)자는 나라 이름으로도 쓰였는데 그 배경은 무엇일까? 주(周)나라는 은(殷)나라에 이은 중국의 고대왕조로 태평성대를 누리던 요순(堯舜)의 시대를 이어받은 이상적으로 백성을 다스리는 나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평화가 두루 미쳤을 것이다. 그런가하면 주(周)나라는 왕족이나 공신을 요지에 두루(周) 보내어 다스리도록 하였으니 그들이 쌓은 성의 외곽에 입(口)이 벌어지듯이 입구가 열리면서 멀리(冂) 나가 흙(土)에 씨앗을 두루(周) 뿌렸으니 곡식이 풍성하였을 것이다. 주(周)나라는 왕족이나 공신들에게 토지를 봉하고 성을 세우며 성 외곽의 주위(周圍)나 주변(周邊)에 있는 토지에다 백성들이 씨앗을 두루 뿌렸으니 봉건(封建)이란 말의 원래 뜻은 주(周)나라의 국가체제를 지칭하는 것이라 한다.

 

주(周)나라는 왕족이나 공신들이 보내진 성을 중심으로 한 원의 둘레인 원주(圓周)를 한 바퀴 돌아 일주(一周)하려면 한참 걸렸을 것이다. 더욱이 토지를 봉하여 세운 봉건(封建)체제인지라 보내진 왕족이나 공신 간에 생각하는 주파수(周波數)가 잘 맞았을 것이다. 그러니 설령 주파수(周波數)가 어긋나서 분쟁이 생기더라도 제 3의 공신이 두루 돌며 주선(周旋)하니 일이 잘되었으리라.

 

그러나 부처님께서 계신다는 불국토(佛國土)가 아닌 이상 속세에 영원한 왕국은 없다는 것은 누구나 두루 아는 주지(周知)의 이치이다. 주(周)나라도 두루 번영을 누렸을지언정 명이 영원할 수는 없었다. 마찬가지로 고려왕조 기울어지면서 꿈결 같은 마음씨가 두루 주변에 두루 미쳤을 법한 정몽주(鄭夢周)도 이성계 일파의 입장에서는 이빨 주변에 염증이 생기는 치주염(齒周炎) 정도로 여겨졌을 것이다. 그러니 이성계 일파를 제거하려고 정세를 두루 엿보다 돌아가는 길에 선죽교(善竹橋)에서 방원의 부하 등에게 변을 당했다. 정몽주 사후 600 주년(周年)이 넘은 지금도 왕조든 그 왕조의 신하든 존재하는 모든 것은 두루(周) 변한다는 이치를 알고 사소한 일들에 항상(恒常) 집착하는 어리석음에서 헤어날 일이다.

 

 

<두루(周) 미치는(周) 상황에 비유한 형성자>

(조) 調(고를․조절할․균형 잡힐․어울릴 조), 彫(새길․꾸밀․수식할 조), 凋(시들․슬퍼할․새길 조), 稠(빽빽할․풍족할․고를․ 조) /

(주) 周(두루․골고루 주), 綢(얽힐 주), 週(돌․회전할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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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7 21:51 2008/04/17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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